가족이 형사사건에 휘말렸다는 전화를 받고 나면 가장 먼저 검사출신 변호사를 검색하는 분이 많습니다. 화면을 채우는 광고마다 검찰청 이름과 직함이 적힌 이력이 맨 앞에 놓여 있습니다. 그 한 줄이 무엇을 알려 주고 무엇은 알려 주지 못하는지, 선임 전에 따로 물어볼 것은 무엇인지 정리했습니다.
경력 표시는 사실 확인까지입니다
변호사는 광고에 자신이 거쳐 온 공직을 있는 그대로 적을 수 있습니다. 반면 그 이력 덕분에 수사기관을 움직일 수 있다거나 결과가 달라진다는 뜻을 담은 문구는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에서 막고 있습니다. 사건을 맡은 검사, 판사와 가까운 사이라서 사정을 봐줄 수 있다는 식으로 넌지시 내비치는 것도 사실과 맞지 않고 규정에 어긋날 여지가 있습니다.
그래서 검사출신 변호사라는 표시는 그 사람이 예전에 어느 기관에서 일했는지를 확인해 주는 정보로 받아들이면 충분합니다. 내 사건의 처벌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는 근거로 삼을 수는 없습니다.
경력에서 기대할 수 있는 설명
수사기관에 몸담았던 변호사는 피의자 조사가 대개 어떤 흐름으로 흘러가는지, 어느 대목에서 어떤 물음이 나올 법한지를 풀어서 설명할 수 있습니다. 조사에서 무심코 한 답이 뒤에 가서 불리하게 쓰일 수 있는 지점을 미리 짚어 주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.
이는 절차가 돌아가는 방식을 익힌 데서 오는 이해입니다. 누군가와의 인연으로 결론을 바꿔 준다는 이야기와는 전혀 다릅니다. 상담에서 이런 설명을 들었다면, 그 설명이 내 사건의 사실관계에 맞춘 것인지 어느 사건에나 할 수 있는 이야기인지 한 번 더 물어보세요.
내 사건과 비슷한 유형을 맡아 봤는지 물어보세요
같은 형사사건이라도 죄명과 사건 모양에 따라 다툴 쟁점이 크게 갈립니다. 보이스피싱이라면 돈을 찾아 준 사람인지, 전달만 한 사람인지, 통장을 넘긴 사람인지, 전화 상담을 한 사람인지에 따라 무엇을 입증해야 하는지가 달라집니다.
그러니 형사 일을 오래 했다는 이력과 별개로, 지금 내 사건과 닮은 사건을 실제로 맡아 봤는지를 따로 물어보셔야 합니다. 광고에 적힌 직함만 봐서는 이 대목을 알 길이 없습니다.
상담에서 확인할 네 가지
- 내 혐의, 내가 맡았던 역할과 비슷한 사건을 다뤄 본 적이 있는지
- 돈의 흐름이 쟁점인 사건이라면 압수된 자료와 계좌 내역을 어떤 순서로 살필 생각인지
- 지금 상담하는 변호사가 조사와 서면까지 직접 맡는지
- 수임료를 어떻게 정하고, 진행 중 따로 드는 비용이 있는지
셋째 질문은 빠뜨리기 쉽습니다. 처음 만난 변호사와 실제로 사건을 끌고 가는 변호사가 다르면 묻고 답하는 일부터 꼬일 수 있습니다.
광고 문구에서 걸러 낼 표현
「무죄율」이나 「100% 감형」처럼 결과를 내세우는 문구는 변호사 광고 규정상 쓸 수 없는 표현입니다. 이런 숫자를 크게 걸어 둔 곳보다는 사건 종류별로 어떤 절차를 밟는지 차근차근 설명하는 곳을 고르는 편이 안전합니다. 수임료가 비싸다고 결과가 따라오는 것도 아닙니다. 광고에 다른 사건의 결과가 적혀 있더라도, 그 결과는 그 사건의 사정에서 나온 것이어서 내 사건의 결과를 미리 알려 주지 않습니다.
선임 시기도 함께 따져 보세요
수사 초기에는 어떤 방향을 잡느냐에 따라 뒤따르는 절차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. 광고 문구 한 줄에 마음이 급해지더라도, 상담에서 내 사건의 쟁점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짚어 내는지 들어 보고 결정하세요. 여러 곳에서 상담을 받는다면 위의 네 가지 질문을 똑같이 들고 가서 답을 나란히 비교해 보세요.